본문 바로가기

Novel/이런 영웅은 싫어

[염호다나] 강함과 눈물의 관계

 

" 아야야야… 당신 뭐야? "

 

" 내가 할소린데. "

 

이게 어떻게된 소란이냐 하면.. 오늘은 평화롭다면 평화롭고, 시끄럽다면 시끄러운 날이었다. 약속을 위해 염호를 찾아갔던 다나는 염호의 대학동창 들과 마주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괴롭힘 당하는 염호를 구경하고 있었지만. 물론 괴롭힘이라고 해봤자 어린애 말싸움에 그치는 정도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말들이 썩 듣기 좋은건 아니었다.

 

' 후.. '

 

만약 저들이 자신과 아는 사이였다면, 이미 때리고도 두세대 아니 열대정도 때리고 남았을것이다. 하지만 저들은 염호와 안면이 있는 사이지 자신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이들이었다.

 

때문에 무고한 시민을 때릴 수가 없었던 다나는 그저 방관자의 입장으로만 바라보고있었다. 분명 자신이 알지못하는 과거가 있음에 틀림없었다. 자신이 알고있는 염호는 이렇게 괴롭힘만 당하고있을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대화의 흐름이 일방적으로 흘러가긴했지만, 염호가 모른척을 하는 덕분에 한참 싸움의 열이 오르자 결국 참다못한 노랑이가 주먹을 쥐며 손을 들어 올렸다. 그 장면을 보자 괜시리 열이 받은 다나는 노랑이(다나기준) 의 손을 잡은뒤 비틀어 제압했다. 다나의 개입으로 인해 너무나도 가뿐히 상황이 종료되자, 결국 염호의 동기들은 씩씩거리면서 돌아갔다.

 

이런 상황이 어이없고 한편으로는 속이 상했던 다나는 애꿎은 염호에게 툭 쏘아 붙였다.

 

" 너 뭐야 호구야? "

 

" … 냅둬라 그냥 빡치기만 하니까. "

 

" 쯧 "

 

 

 

[염호다나] 강함과 눈물의 관계

written by 슈가펌킨

 

 

 

 

염호의 말에 의하면 저들은 대학교때부터 혼혈이라는 이유만로 염호를 괴롭혀왔다고했다. 넘치고 넘치는게 혼혈과 특기자구만, 염호의 입에서 나온 어이없는 말에 열이 받은 다나는 벽을 발로 차더니 돌아간다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 그렇게 염호와 헤어진뒤 스푼으로 돌아가던 다나는 어디선가, 아니 방금 막 본것같은 익숙한 얼굴을 발견했다.

 

" 저기요. "

 

" 너는.. "

 

다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놀랍게도 염호의 동기, 즉 방금 다나에게 손이 꺾였던 노랑이었다. 방금전 있던 상황만으로도 충분했을테지만, 염호에게 직접 전해들은 과거사로인해 기분이 더러워진 다나는 살기를 뿜으며 입을 열었다.

 

" 왜 아직도 모자르냐? 아주 반병신으로 만들어줄까? "

 

" 역시… 제 눈이 틀리지않았군요.. 당신은 정말 멋진여성입니다! "

 

물론 이 세상에는 다양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사람마다 누군가에게 반하는 포인트가 다양한것 역시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다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단순히 취향만으론 설명이 불가능해 보였다.

 

때문에 다나의 입장에서는 노랑이의 멘트는 알파카가 뒷구르기를 한뒤 일어서서 춤을 추는것처럼 보다 훨씬 이상하게 들렸다.

 

" 충격이 컸나보군.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을테니 조용히 꺼져라. "

 

이건 뭐 상태를 보아하니 상대할 가치도 없는듯해보였다. 이렇게 또 한사람이 맛이 가는구나 싶었던 다나는 재수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쿨하게 상황을 벗어났다. 다나가 자리를 떠나자 혼자 남은 노랑이는 진짜 미친 사람마냥 웃기 시작했다.

 

" 큭큭… 진짜 멋지잖아? 염호녀석이 왜 좋아하는지 조금은 알것같군 큭큭큭… 이거 재밌겠는데? "

 

혼혈임에도 불구하고 성적이면 성적, 실기면 실기 등 모든 분야에서 자신을 압도하는 염호가 마음에 안들었던 노랑이는 이번기회에 다나를 이용하여 염호에게 빅엿을 주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란게 원하는데로는 되지않는법.

 

단순하게 도구로써 다나를 이용하려 했던 노랑이는, 예상치 못한 다나의 매력에 자신도 모르게 호감을 갖게되었다.

 

 

 

*

 

 

항시 바쁘던 평상시와는 다르게 오랜만에 평화로움이 스푼을 가득 매웠다. 이런 평화가 절대 싫을리 없던 다나는 의자에 기대어서 스푼 사원들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것도 잠시..

 

벌컥

 

" 안녕하세요 다나씨! "

 

" 아 저거 또 왔네. "

 

" 혜나야 어른한테 그런말 하면 못써요. "

 

갑작스레 문을 열고 노랑머리가 등장했다. 얼마나 자주 들락날락한건지, 이런 상황이 지겨웠던 혜나는 노랑이를 보며 핀잔아닌 핀잔을 주었고, 행여나 싸움이라도 나는게 아닐지 걱정이 되던 나가는 그런 혜나에게 잔소리를 하고있었다. 정작 이 상황의 주인공인 다나는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귀찮다는듯이 노랑이에게 시선을 향했다.

 

" 또 뭔데. "

 

" 뭐긴 뭐에요. 사랑의 구애를 하러 온거죠! "

 

" 사람말이 말같지 않은건가? 아니면 경찰씩이나 되면서 이해력이 부족한거야? 지난번부터 계속 말했을텐데, 절대 싫다고. "

 

" 원래 사랑은 변하는겁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이 이기는거라고요! "

 

" 그러냐. 근데 변할 사랑도 없는거 같은데. 쓸데없는 시간낭비하지말고 꺼져. "

 

" 그럼 오늘은 이만 물러갈게요! "

 

" 하아… "

 

이게 벌써 몇번째인건지,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오는 불청객에 다나는 결국 포기 상태에 이르렀다.

 

" 안녕하세요! "

 

" 오냐. "

 

" 오늘 끝나고 같이 저녁식사라도 어떠신가요? "

 

" 그러던지. "

 

 

*

 

 

상부라는 곳은 도대체가 어떻게 되먹은 구조인건지 다나는 나이프 일을 빌미로 매일매일 간부회의에 불려가고있었다. 그럼그렇지 간부들은 다나가 예상했던데로 입만 열면 온갖 욕지거리들과 비난을 내뱉기 일수였다. 아무리 자신보다 고위 직책들이라지만 사람은 누구나 한계가 있는법. 아주 지랄 아닌 지랄을 하고있는 간부들을 보며 다나는 깊은 빡침을 느꼈다.

 

금강불괴.

 

라는 타이틀과는 걸맞지 않게 화가나면 사라지는 특기에 다나는 평상시처럼 사물에 화풀이를 할 수가 없었고, 결국 어딘가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혼자 중얼거리며 화를 삭히고 있었다.

 

띠링

 

정처없이 이곳저곳을 떠 돌고 있던 와중, 다나는 고요함을 깨고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핸드폰 알림에 잠시 멈추어 섰다. 문자의 주인은 다름아닌 그 노랑이녀석. 안그래도 만남이 잦았던 탓에 다나는 다시한번 귀찮음을 느꼈지만, 그닥 할일도 없었기에 함께 저녁식사를 하잔 그의 물음에 알겠다고 답을했다.

 

그렇게 약속시간이 되어 만나기로한 공원에 도착을 하니, 어째서인지 오늘따라 공원 분위기가 한층 더 어수선한듯 해 보였다. 의심해볼법도 했지만, 우리 무신경함의 끝을 달리는 다나였기에 별신경을 쓰지않았다. 그때였다.

 

" 읍..! "

 

갑자기 시야가 어두워지더니 다나는 무언가가 자신을 강하게 제압하고 있음을 느꼈다. 평상시라면 이런 급습정도는 가볍게 피하고도 남았겠지만, 간부들에 의해 잔뜩 화가 나있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이 정도의 힘으로 직접 덮친걸 보아하니 상대는 아마 성인남성임에 틀림없었다.

 

다나가 그 누구보다도 강한 여성이라는건 사실이었으나, 특기가 없는 지금은 그저 일반여성과 다를것이 없었다. 시각뿐만아니라 청각까지 제어당하자 다나는 자꾸만 솟구쳐 오르는 두려움을 뒤로하고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하려했다.

 

' 범인은 간부들인가? 아니면.. 나이프? '

 

" 윽.. "

 

그때였다. 괴한들이 독이라도 주입한것인지 어깨 아래쪽에서 느껴지는 고통과 함께 다나는 한순간 졸음이 밀려오는듯했다. 정신을 잃으면 안되는데.. 머리로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있는 사실이었지만, 자꾸만 감겨오는 눈꺼풀을 이길방법은 그 어디에도 없는듯했다. 결국 다나는 점점더 아득해져오는 의식에 몸을 맡긴채 깊은 어둠속으로 빠져들었다.

 

 

*

 

 

" ...으.. 머리야.. "

 

천천히 감겼던 눈꺼풀을 들어올리자 익숙한 노랑머리가 시야에 들어왔다.

 

" 이제야 정신이 드시나요? "

 

" 너는..! "

 

처음부터 재수없던 녀석이었지만, 설마 이런짓까지 할줄이야. 다나는 눈앞에 있는 놈을 당장이라도 반죽여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지금 상황에선 자신이 약자였기에 우선 침착하게 주위를 둘러보기로했다. 무슨 약이라도 쓴건지 화가 진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특기는 돌아오지 않았다.

 

탈출로는 노랑이새끼가 등지고있는 문이 전부였고, 역시나 창문은 없다. 방안에 있는것이라곤 침대가 고작이었고, 자신은 침대의 일부에 묶여있었다. 이게 도대체 뭐하자는 플레인건지 알 수 없는 의도에, 다나는 불안함을 느꼈다.

 

점점 더 선명해지는 공포심에 다나는 덜덜 떨리는 자신의 몸을 숨기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상대는 사소한것 하나까지 잡아내는 경찰이었기에, 그런 다나의 모습을 숨기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 이런.. 제가 너무 난폭하게 굴었나보군요. 거칠게 대한점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영원히 다나씨를 가지지 못할것같아서요. 그래서 조금 욕심내봤습니다. "

 

" 이자식..! "

 

" 화가 나시는건 충분히 이해한다지만, 너무 난동부리지 말아주세요. 만약을 대비해서 이런저런 준비를 좀 해 놓았거든요. 어디까지나 만약이지만요. "

 

" 이런짓을 하고도 무사할것 같나? "

 

" 그러게요? 하지만 별로 궁굼하진 않군요. 아직은 때가 아닌듯하니 좀 더 주무시는게 좋을것같습니다. 그럼. "

 

" 윽.. "

 

다나는 자신이 납치되었을 때와 같이 무언가 이질적인것이 자신의 몸에 들어오는것을 느꼈다. 그리고는 흐려지는 시야를 마지막으로 침대로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

 

 

*

 

 

역시나 오늘도 다나는 많이 화가난듯해 보였다. 염호는 간부회의가 끝나자마자 사라진 다나를 찾으러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기분도 풀어줄겸 같이 술이나 먹자고 전화도 해보았지만, 끝내 돌아오는것은 다나의 목소리가 아닌 기계음뿐이었다. 전화를 받지않는다는것 쯤은 나도 잘 알고있다고.

 

괜시리 자신을 놀리는듯한 핸드폰에 기분이 나빠진 염호는 신경질적으로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다시 다나를 찾기 시작했다. 다나를 찾으러 다니던 끝에 어느 한 공원에 다다르게된 염호는 무언가 수상한 기척을 느꼈다.

 

' 왜이리 조용하지? '

 

마치 무언가 일이 끝난 후처럼 이상하리 만치 조용한 공원에, 염호는 느리게 하지만 주의깊게 공원의 이곳저곳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러던중 염호는 바닥에 떨어져있는 핸드폰을 발견하였고, 그것이 곧 다나의 것임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 이런..! "

 

자꾸만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고개를 세차게 흔든 염호는 다급히 핸드폰을 주워들었다. 핸드폰을 키자 아니나 다를까 자신으로부터의 부재중목록이 표시되었다.

 

숨길것이 없는건지 아니면 그냥 귀찮았던건지는 모르지만 다행이도 다나의 핸드폰에는 잠금이 걸려있지 않았고, 덕분에 염호는 연락목록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목록을 조금 내리자 특징을 묘사해놓은듯한 이름이 눈에 띄였다.

 

' 노랑이 '

 

이건 분명 자신의 동창임에 틀림없었다.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다나를 빨리 찾아야한다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았다. 지금 자신이 가진것이라곤 남들보다 조금 더 뛰어난 직감뿐이었지만, 염호는 그 혼혈의 직감에 의지하여 미친듯이 다나를 찾기 시작했다.

 

" 다나! 어딨어! "

 

그렇게 주변 일대를 모조리 돌아다니던 중, 막다른 길에있는 어두운 골목길이 눈에 띄었다. 골목길로 들어서자 마치 이곳이 범행현장입니다! 라고 소리치는듯한 커다란 문이 나왔다. 점점더 확실해지는 직감에 염호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그 문을 걷어차 부셔버렸다.

 

아니나 다를까 제일 먼저 보이는것은 눈물로 잔뜩 얼룩진 다나의 얼굴과 다나의 손목을 잡고있는 자신의 동창이었다. 별도의 부가적인 설명이 없었지만, 지금 상황만으로도 모든걸 알 수 있었던 염호는 순간 알 수 없는 분노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그녀가 울고있었다. 그녀를 공포로 몰아 넣은것도 화가났지만, 무엇보다도 염호과 화가난 이유는 다름아닌 질투심에서 비롯되었다. 아직 자신도 보지 못한 모습을 다른 사람이, 그것도 저 재수없는 노랑이가 먼저보다니. 평상시에는 드러나지 않던 독점욕이 그녀의 눈물 앞에서 서서히 고개를들었다.

 

모든일에는 대가가 따르는법. 염호는 더 이상 자신의 화를 억누를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에, 천천히 그에게로 다가갔다.

 

" 니가 온갖 지랄을 해도 내가 참았던 이유는 니가 인간이었기 때문이다. 근데 난 누가 내꺼 건드는거 못참거든. "

 

" 자.. 잠깐..! "

 

" 그니까 이 꽉깨물어. "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염호는 노랑이의 멱살을 잡고는 미친듯이 패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분이 지났을까 결국 그가 기절하자 염호는 한숨을 쉬며 손에 힘을 풀었다. 그러고는 천천히 다나에게로 걸음을 향했다. 노랑이가 무슨짓이라도 한건지, 아니면 자신의 모습에 겁을먹은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다나는 여전히 두려움에 작게 떨고있었다.

 

뭐가 되었든 이 모든일의 원인은 다나와 자신의 동창을 만나게한 자신임에 틀림없었다. 염호는 자신의 겉옷을 벗어 다나에게 조심히 덮어주었다. 그리고는 그녀를 자신의 품에 부드럽게 안고는 낮지만 친절한 음성으로 이야기했다.

 

" 미안해. 나 때문에 이런일 겪게 만들어서. "

 

다나의 강함에 매혹되어 쫒던 그였다. 그래서일까 언제나 강하고, 또한 그래서 아름답던 그녀와 다르게 지금 자신의 품에 안겨 울고있는 한없이 섬세한 그녀 역시 다름아닌 다나였다. 단순히 그녀가 강해서 좋아한게 아니었나보다. 나는 그녀의 모든걸 좋아했음에 틀림없다. 눈물은 약함이 아닌 이런상황 마저도 이겨낸 그녀의 강함의 일부임을. 그는 오늘에서야 깨달았다.

 

" 정말이지.. "

 

' 더 이상 아무에게도 널 뺏기고 싶지 않아. '

 

그런 자신의 마음을 표현이라도 하듯 염호는 다나를 더욱 꽉 안고는 입술에 길게 입을 맞추었다.

'Novel > 이런 영웅은 싫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창즈][유다나][듄다나] 우울증  (0) 2019.05.18
[염호다나] kiss on the wine  (0) 2019.05.18
[염호다나] 봄  (0) 2019.05.18
[ts사사다나] 짝사랑  (0) 2019.05.18
[2p일호다나] 이유모를 짜증  (0) 2019.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