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ovel/이런 영웅은 싫어

[동창즈][유다나][듄다나] 우울증

 

 

다나는 이미 잘시간이 훌쩍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점점 정신이 선명해지는 것을 느꼈다. 한숨을 쉬며 뻐근한 두 눈을 지긋이 누르던 다나는 포근한 침대에서 자신의 몸을 일으켜 세웠다.

 

째깍 째깍

 

새벽 4시 반. 아무도 없어 고요한 방안에는 시계의 초침이 바쁘게 움직이는 소리만이 가득했다. 잠시 허공을 바라보던 다나는 침대 옆에 놓아두었던 알약과 물이 담긴 컵을 들었다. 눈을 감고 입안에 알약을 넣어 삼키자 씁쓸함이 입안에 맴돌았다.

 

 

 

[동창즈]우울증(depressive disorder)

Written by 슈가펌킨

 

 

 

흔히 마음의 감기라 불리는 이 병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사람을 피폐하게 만든다. 언제부터였을까 하루하루가 무기력하고 괴롭기 시작했던게. 하나 둘 자신의 곁을 떠나가는 동료들을 보며 다나는 굳게 다짐해왔다. 다시는 누군가를 잃지 않을거라고.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그들을 지킬 수 있는 힘이 필요했고, 그렇게 매 순간순간을 노력하여 지금의 서장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마치 그녀의 노력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듯이 다나는 동료의 죽음을 막을 수 없었다. 결국 그녀에게 남은것은 공허함뿐이었고, 그렇게 자신의 감정을 죽이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강한사람. 흔들리지 않는사람. 의지할 수 있는 사람.

 

이것이 그녀가 가진 칭호이자 타인의 눈에 비치는 그녀의 모습이었다. 금강불괴의 능력을 가진 그녀는 모두의 '서장님' 이었고, 또한 선망의 대상이었기에 그녀는 그들의 기대에 맞추기 위해 더욱 노력하였다. 언제나 냉철하고 강한 서장님으로 보이기 위해서. 하지만 그럴수록 그녀는 자신의 속이 곪아가는 것을 느꼈다.

 

자신은 강하지 않다고, 누구보다도 약한 사람이라고 그러니까 자신을 동경하지 말라고 모두에게 말하고싶었다. 하지만 그럴때마다 자꾸만 타인의 시선이 마치 올가미처럼 자신을 옥죄여왔다.

 

그녀는 누구보다 강한사람이었지만, 동시에 누구보다도 약한사람이었다. 서장이라는 위치에서 자신의 부하들을 수호해야한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있었지만, 밤이면 밤마다 누군가 자꾸만 말을 걸어왔다.

 

' 또 다시 잃고말거야. 너의 나약함으로 인해서. '

 

' 그리고 모두가 너에게 실망하겠지. '

 

" 아니야.. 아니라고! "

 

다나는 끊임없이 자신의 주위를 맴도는 음성에 귀를 막았다. 얼마가 지났을까. 한참을 웅크리고 있던 다나는 진정이 된 듯 올렸던 팔을 내렸다. 풀려버린 눈의 시선을 바닥으로 돌리자 한-두방울 고여있는 눈물 자국이 눈에 들어왔다. 다나는 그제야 자신이 울고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 정말… 엉망이구나.. "

 

주어가 없는 문장이었지만, 다나는 그 주체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엉망징창이 된건 다름이 아니라 자신이었으니까.

 

 

*

 

 

한없이 바닥을 치는 기분에 더욱 우울해진 다나는 거리로 나섰다. 벌써 12시가 가까워진 탓에 길거리는 평상시와 달리 고요했다.

 

" 하-아 "

 

한숨을 쉬자 허공으로 하얀 연기들이 사라져갔다. 기분탓일까. 입김이 날정도로 추운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티셔츠 한장을 입은 다나는 어째서인지 전혀 춥다는 생각이 들지않았다. 그렇게 정처없이 걷던 도중, 핸드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한 다나는 황급히 바지 주머니를 뒤적여 무언가를 찾았다.

 

그것은 다름아닌 우울증 약.

 

효과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복용한 직후 만큼은 여느때보다 기분이 나아짐을 느낄 수 있었다. 문제는 그 약이 지금 자신의 손안에 없다는 사실이었다.

 

심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의지할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은 매우 좋은일이다. 힘들때 기댈 수 있으니까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게되면 그때는 문제가 되곤한다. 우리는 그것을 집착이라 부른다. 다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울증을 앓게된지도 벌써 몇년이 지났고, 그럴때마다 항상 자신이 기댈 수 있는건 오로지 처방받은 약 뿐이었다.

 

" 젠장 "

 

다나는 서둘러 이전에 약을 놓아두었던 곳들을 떠올렸다.

 

' 맞아. 서장실..! '

 

순간 머릿속에 빠르게 지나간 서장실에 다나는 발걸음을 돌려 스푼으로 향했다.

 

 

*

 

 

끼이익-

 

아무도 없는 스푼의 복도를 걸어 서장실 문을 열자 퀘퀘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창가를 향해 걸어가 창문을 연 다나는 잠시 창밖을 응시하고는 다시 약을 찾아 나섰다. 남들이 보지 못하게 꽤나 깊숙히 넣어뒀던지라 한참을 뒤적이던 다나는 마침내 손끝에 약통이 닿는것을 느꼈다.

 

약통을 손에 쥔것 뿐인데, 마음 한켠이 놓인 다나는 쇼파에 앉아 크게 한숨을 쉬었다.

 

" 다나 "

 

다나는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다나는 피가 차가워지는 듯 했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누구지? 아니 왜 이런 곳에 있는거지? 순간 수백 수천개의 물음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다나는 차마 뒤를 돌아 음성의 주인을 확인할 수 없었다. 용기가 없었기 때문에. 자신에게 많은 것을 물어올거라는 두려움 때문에. 무엇보다도 자신의 이런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싶지 않았기 때문에 다나는 어떠한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냥 태연한척을 해야하나? 아니면? 그럼 어떻게 해야되는건데?

 

" 다나 "

 

어떠한 해결책도 찾을 수 없자 다나는 순간 모든것을 놓아버리고싶다고 생각했다. 그냥 전부다.

 

달칵

 

한참의 침묵끝에 서장실의 불이 켜졌다. 갑작스레 밝아진 탓에 눈을 다나는 질끈 눈을 감았다. 너무 세게 감은 탓일까? 아니면 이런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도 초라해 보인 탓일까. 다나는 어째서인지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을 느꼈다.

 

'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싶지 않은데 '

 

상대가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자신의 이름을 알고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자신을 어떻게 바라볼지가 뻔했으니까.

 

자신의 이름을 부른 것을 마지막으로 어떠한 말도 꺼내지 않던 누군가가 발걸음을 옮겨 자신에게로 다가왔다. 너무 빠르지도 그렇다고 너무 느리지도 않게 자신에게 다가온 누군가는 정확하게 자신의 앞에 자리했다. 손으로 눈을 가리고있던 탓에 확신할 수 없었지만, 훅 하고 밀려온 시원한 향기와 알싸한 담배냄새가 그들이 누구인지를 알려주는 듯했다.

 

" 다나. 나 좀 봐바. 응? "

 

천천히 고개를 들자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은 듄과 자신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유다의 모습이 보였다. 한손으로는 다나의 손을 잡으며 다른 한손으로는 흐르는 눈물을 닦아준 듄은 속이 상한 듯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듄과는 다르게 침묵을 지키던 유다는 다나의 손에 들린 하얀 약통을 보더니 거칠게 뺏어들었다.

 

" 언제부터야 "

 

차가운 말투. 다나는 처음보는 유다의 모습에 당혹감을 느꼈다. 언제부터라니. 무얼 말하는 걸까. 물론 그 질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있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다나는 더욱 대답을 회피하고싶었다.

 

" 언제부터냐고 "

 

" … "

 

" 언제부터였냐고 묻고있잖아 지금! "

 

" 유다. 진정하는게 좋을거같아 "

 

" 후 "

 

유다는 고개를 돌려 한손으로 마른세수를 했다.

 

정말 말해도 괜찮은걸까?

 

다나는 이 상황이 너무나도 낯설게 느껴졌다. 평생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살아온 비밀을, 또 앞으로도 숨기고 살아야했던 비밀을 들킨 기분이란 참으로도 복잡했다.

 

" 다나. 지금 네가 무얼 망설이고 있는지 잘 알아. 하지만 우리에게 만큼은 말해줬음 좋겠다. "

 

다나는 자신을 담고있는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여느때보다도 훨씬 진지하고 무겁게 가라앉은 눈동자는 진실을 요하고 있었고, 자신은 지금 그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었다.

 

믿어도.. 되는거겠지..

 

다나는 기나긴 망설임 끝에 입을 열었다.

 

 

*

 

 

 

처음 동료를 잃었을 때부터, 서장이 된 것, 그 이후로 끝없는 트라우마를 갖게 된 것 그리고 우울증에 걸리게 된것까지. 다나는 느리지만 천천히 이제까지 있던 이야기들을 풀어나갔다.

 

기나긴 이야기가 끝을 맺자 그들이 보인 반응은 분노도 비웃음도 그렇다고 실망한 표정도 아니었다. 그저 그들은 슬픔을 가득 담은 눈으로 다나를 쳐다볼 뿐이었다.

 

" 왜… 말하지 않았어? "

 

물론 유다는 다나의 이야기를 들으며 쉽사리 누군가에게 말할 수 없는 사안인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들은 다나의 곁을 오랫동안이나 지켜왔고, 또한 그녀를 항상 돕겠노라고 약속했었다.

 

" 말할 수 없었으니까. "

 

" 왜? "

 

" … "

 

유다는 순간 분노가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렇다면 이 분노는 누구를 향하는 것일까. 그녀가 자신을 믿지못했다는 것에대한 분노? 아니면 곁에 있었음에도 알아차리지 못한 자신의 무지함?

 

그 어떤것이라 할지라도 유다는 자신 스스로 만큼은 용서할 수가 없었다.

 

" 나는 언제까지나 너네에게 있어 '다나' 였고, 스푼의 서장이었으니까. 물론 앞을로도 그럴거지만. "

 

다나는 옅게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미소는 무척이나 슬퍼보여서 듄과 유다는 마음 한켠이 아파옴을 느꼈다. 어쨌든 듄은 다나를 보좌하는 역할이었고, 유다는 한 기업의 사장이자 다나의 오랜 동창이었다. 때문에 그녀가 말한 것이 무슨 의미인지는 쉽게 알 수 있었다.

 

" 미안하다. "

 

더 빨리 알아차리지 못해서. 너에게 그런 부담감을 주어서. 네 아픔을 보듬어 주지 못해서.

 

많은 것이 함축된 말이었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그녀에게 건낼 수 있는 최선이었다. 마법이라도 걸려있던 걸까. 듄의 한마디에 다나는 무언가 탁 하고 풀리는 듯했다. 누군가 자신을 이해해 주었다는 안도감에서 때문인지 다나는 울컥한 기분을 느꼈다.

 

" 울어도 괜찮아. "

 

" 그래 맞아. 괜찮아 다나야. "

 

어째서 비난하지 않는걸까. 이렇게 모순투성이에 약한 나인데. 다나는 마치 수도꼭지가 고장난것 마냥 눈물을 흘렸다. 물론 긴싸움이 끝난 것은 아니었지만, 이제는 이 아픔을 함께해줄 누군가가 생겼으니까. 그러니까 조금은..

 

유다는 정신없이 눈물을 흘리는 다나에게 다가가 자신의 품으로 안았다.

 

토닥토닥

 

느리지만 부드럽게 다나의 등을 쓸어 내리던 유다는 이내 울음소리가 잦아든 것을 느꼈다. 유다는 고개를 살짝 돌려 듄과 시선을 주고받았다.

 

" 울다가 지쳐서 잠들었어. "

 

행여나 다나가 깨기라도 할까봐 목소리를 한껏 낮춘 듄이 대답했다. 다시 다나에게로 시선을 돌린 유다는 다나의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해주며 한숨을 쉬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유다는 감히 짐작조차 할 수가 없었다.

 

듄이 핸드폰을 들어 시계를 보자 벌써 6시에 가까워지고있었다. 밤을 꼬박샌건가? 듄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누르며 유다를 쳐다보았다. 듄의 시선을 느낀 유다는 나직히 입을 열었다.

 

" 그래도 하룻밤을 내주고 다나의 이야기를 들은거면 엄청 싸게먹힌거지 이거? "

 

" 뭐. 그런셈이지. "

 

씁쓸한 표정으로 다나를 바라보던 듄은 퍼뜩 정신이 들어 말을했다.

 

" 그나저나 곧있으면 다른 직원들 출근시간인데 어쩌지? 다나를 여기에 두고갈 수도 없고 "

 

" 우리집으로 데려갈게. "

 

생각외로 순순히 해결책을 내놓은 유다에 듄은 잠시 놀란 표정을 지어보였다.

 

" 괜찮겠어? "

 

" 뭐 어때. 어짜피 혼자사는데 뭐. "

 

" 알겠어. 그러면 부탁 좀 할게. "

 

대답 대신에 고개를 끄덕인 유다는 자신의 품에 안겨있던 다나를 조심히 들어올렸다.

 

" 그럼 다나는 내일부터 출근하는거야? "

 

살짝 날이 선 유다의 말투에 듄은 그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단박에 알아챘다. 다나에게도 조금의 휴식이 필요하다는 말이겠지 분명. 듄 역시 유다의 생각과 같았다.

 

" 그럴리가. 귀능씨한테는 내가 말해놓을게. "

 

" 부탁한다. "

 

이제서야 안심이 된듯 작게 웃어보인 유다는 다나를 안고 문가로 향했다.

 

 

 

 

 

 

[에필로그 1] 이제는 함께.

 

 

다나가 눈을 뜨자마자 본 것은 낯선 천장이었다.

 

' 여기가 어디지? '

 

다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 좀 더 안자도 괜찮아? "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놀랍게도 유다의 얼굴이 보였다. 저 녀석이 왜 여기에 있는거지? 다나는 혼란스러운 마음에 천천히 기억을 더듬어보았다. 분명 유다와 듄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고, 그 다음에는… 아마 울다가 잠들었나보다. 기억에 없는거 보니까.

 

" 너가 잠들었길래. "

 

" 응 "

 

" 그래서 우리집에 데려왔어. "

 

" 그냥 서장실에 냅두지. 괜찮은데. "

 

" 야. 어떻게 그러냐. 가뜩이나 안쓰러워 죽겠는 애한테. "

 

분명 이쯤이면 장난치면서 틱틱거렸을텐데. 다나는 어쩐지 진지하고 다정한 유다를 보며 픽 하고 웃었다.

 

" 고맙다. "

 

" … "

 

침대 근처의 의자에 앉아있던 유다는 손을 뻗어 다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나야말로 말해줘서 고마워. "

 

" 뭐래, 갑자기 왜이러냐? "

 

다나의 불신가득한 표정에 상처받은 유다는 얼굴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 아 쫌! 사람이 위로를 하면 받지 그래? "

 

" 큭큭 "

 

" 아 맞아. 아무튼 우리한테 숨겼던건 잘못한거야. "

 

" 알겠어. 그건 미안하게 생각하고있어. "

 

" 알았으면 좀 더 누워서 쉬어. 당분간 출근할 생각은 하지도말고. "

 

" 뭔소리야. 내가 서장인데. "

 

" 그놈에 서장. 좀 쉬어도 괜찮아. 히어로기관이 그렇게 쉽게 망하는줄 알아? "

 

투덜거리던 유다는 다나의 어깨를 감싸안은 뒤 자리에 눕혔다.

 

" 근데 말이야 어제 어떻게 스푼에 온거야? "

 

" 아 그거? 사실은 듄이랑 오랜만에 만나서 술이나 한잔 하려고했는데, 마침 너가 다급하게 스푼으로 들어가더라고. 그래서 따라온거지. "

 

" 아. "

 

그 말을 마지막으로 자신은 아침을 준비하겠다며 유다가 방문을 나서자 방안은 다시금 고요함으로 가득찼다. 그나저나 지금 몇시인거지? 다나는 침대 옆 테이블에 놓인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벌써 3시라고?

 

다나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드디어 미친건가 환각이 보이네

 

" 하아 "

 

다나는 한숨을 쉬며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주위를 둘러보자 핸드폰이 놓여있던 곳 옆에는 하얀 약통이 자리잡고있었다.

 

' 그러고보니.. 약먹을 시간이 지났구나. '

 

약을 먹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지하자 살짝 불안해진 다나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방문을 나서자 보이는 것은 요리를 하고있는 유다의 뒷모습이었다. 다나의 발걸음 소리가 들리자 뒤를 돌아본 유다는 뭘하고있냐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 좀 더 쉬라니까 왜 나온거야. "

 

" 아니.. 물 좀 먹을라고. "

 

어딘가 이상해보이는 다나의 상태에 유다는 하던 일을 멈추고 물을 가져다 주었다. 분명 인지하고있었는데, 다나가 약통에서 약을 꺼내 삼키는 모습을 보자 유다는 다시금 마음이 무거워졌다.

 

" 병원은 또 언제가야되? "

 

" 뭐? "

 

" 대답이나 해 "

 

" … 다음주쯤에 "

 

" 그럼 그날 나랑 같이가자. 데려다줄게. "

 

" 니가 왜.. "


" 그냥 말 들어. 앞으로는 무조건 나랑 같이다녀. 내가 도울 수 있는일이 뭔지 알아야 돕든말든 할거아니야. "

 

진심이 담긴 유다의 말에 다나는 잠깐 머뭇거렸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 뭐래. 안그래도 바쁜애가. 나 혼자가도 괜찮아. "

 

" ...죄책감 때문에 그래. 친구가 이지경이 될때까지 알아차리지 못한 내가 너무 한심해서. "

 

" … "

 

" 알겠지? "

 

강요아닌 강요에 다나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에필로그 2] 신경을 쓰랬지 집착을 하랬냐?

 

 

다나는 쉴새 없이 울리는 핸드폰을 보며 얼굴을 구겼다. 기나긴 휴식을 갖고 다시 서장으로 복귀한지 3시간째. 이 유다놈은 할일도 없는지 주기적으로 자신에게 연락을 보내고있었다.

 

' 다나 몸은 안피곤해? '

 

' 아픈 곳은 없고? '

 

' 점심 먹었어? '

 

' 듄이 귀찮게 하는건 아니지? '

 

이건 무슨 남자친구도 아니고. 차라리 연락만 하면 다행이다. 진짜 할일이 없는건지 유다는 매 점심, 저녁때마다 자신을 데리고 나가서는 이것저것 맛있는것을 먹이기 일수였다. 그것도 모자라서 아침 저녁으로 태워다 주질않나, 툭하면 전화를 하질않나. 물론 이런 유다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을 다나가 알기까지에는 꽤나 오랜시간이 걸렸다고한다.

 

 

 

[에필로그 3] 안됩니다.

 

 

" 뀨뀨. 서장님 오늘 야근하셔야 될 것 같은.. "

 

" 안됩니다. "

 

" 서장님! 급하게 출동을 하셔야..! "

 

" 안됩니다. 비행팀 보내십시오. "

 

" 서장님 오늘 2시에 염호서장님이랑 회의가.. "

 

" 안됩니다. 제가 가도록 하겠습니다. "

 

" 서장님 혹시 듄씨한테 뭐 잘못했어요? "

"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

 

 

 

 

 

 

 

 

 

 

'Novel > 이런 영웅은 싫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호다나] 마피아  (0) 2019.05.18
[염호다나] 빛이나는  (0) 2019.05.18
[염호다나] kiss on the wine  (0) 2019.05.18
[염호다나] 강함과 눈물의 관계  (0) 2019.05.18
[염호다나] 봄  (0) 2019.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