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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이런 영웅은 싫어

[염호다나] kiss on the wine

* 범 > 염호

 

진정한 연애란 배경, 성격, 외모와 같은 겉치레들에 상관없이 서로간의 감정에 의해 성사되는 것이라고 굳게 믿어왔다. 그 믿음은 다수의 생각이자 동시에 범의 생각이기도했다.

 

 

 

[염호다나] kiss on the wine

written by 슈가펌킨

 

 

 

당장 무슨일이 터져도 이상할게 없는 흉흉한 세상이었기에, 그런 세상에서 시민을 지키고자하는 경찰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언제나 많은 일들에 치여살았다.

 

그런 정의로운 집단의 핵심이자 최상부인 서장자리에 위치한 범이었기에 왜 결혼을 하지않냐는 물음에 결혼은 고사하고 연애 할시간 조차 부족하다고 변명아닌 변명을 하곤했다.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연애할 시간은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지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범 자체가 이성에 관심이 없다는 점이었다.

 

마음맞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결혼을 하면되고, 만약 만나지 못한다고 해도 속편하게 혼자살면 그만이었다. 얼마나 편한일인가! 하지만 그의 집안은 생각이 달랐다. 점점 혼기가 다가오는 범을 보며 애가 탄 집안 사람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범에게 찾아와서 결혼을 하라고 독촉했다.

 

인위적인 만남은 딱 질색이었던 범이지만, 워낙 유한 성격이었기 때문에 자신에게 진심으로 부탁하는 사람들의 말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렇게 해서 나온 대안은 맞선을 보는것이었고, 덕분에 자신은 지금 원하지도 않는 곳에 와 앉아있었다. 맞선이고 연애고 결혼이고 그냥 대충하고 끝내면 그만이었다.

 

그 이후에 이혼을 하든 각방을쓰든 그건 그때가서 고민할 문제였다. 만약 그들이 원하는데로 순순히 결혼만 한다면 더 이상 귀찮게 굴지 않겠지. 자신이 처한 모든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던 범은 머리라도 식힐겸 와인을 마시기로 했다. 맞선까지 남은 시간은 대략 30분. 때론 술의 힘을 빌려 상황을 즐기는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었다. 원인이야 뭐가 되었든 간에 맞선을 보겠다고 말한건 자신이었으니까.

 

" 주문 하시겠습니까. "

 

범이 와인을 주문하기 위해 손짓을 하자 옆에 있던 웨이터가 정중하게 물어보았다. 이내 범의 옷 언저리에 달려있던 증표를 보고 그가 고위직임을 알아차린 웨이터는 와인을 먹겠다는 범의 말에 소믈리에를 불러오겠다고 이야기를 한 뒤 자리를 떠났다.

 

얼마나 지났을까 잔잔히 흘러나오는 클래식에 빠져있던 범은 기척이 느껴지자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우아하면서도 기품있게 자신에게 다가오는 그녀를 마주하자 범은 느리게 흘러가던 시간이 아예 멈추는듯했다. 새까맣다 못해 빠져들어갈것만 같은 검은 머리에, 대비되는 새하얀 피부 그리고 매혹적인 적안까지.

 

너무나도 아름다운 그녀의 자태에 범은 할말을 잃었다. 이런 감정은 처음이었다. 때로는 연애에 대한 자신의 믿음이 잘못된것이 아닌가 하기도했지만, 지금 이순간 만큼은 범 자신이 옳았음을 확신하고있었다. 남은 거리를 모두 걸어와 그녀가 테이블 옆에 서자 범은 자신도 모르게 입술이 움직이는것을 느꼈다.

 

" 이름이? "

 

" 다나입니다. 지금 이곳에서 소믈리에 역할을 맡고있습니다. "

 

" 아아.. 그렇군.. "

 

감미로운 중저음의 목소리가 범의 귓가에 맴돌았다. 제대로 듣긴 들은걸까? 나사 하나가 빠진듯한 범은 정신을 차리지 못한듯 했다. 아니 어째 가면갈수록 헤어나오기는 커녕 더욱 빠져드는듯했다.

 

" 그럼 어느것을 드시겠습니까. "

 

" 난 와인에 대해 잘알지 못하니까, 그쪽에서 정해주는걸로 하도록하죠. "

 

" 그럼.. 이 생줄리앙(Saint-Julien) 은 어떠십니까. 생줄리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와인으로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대표적인 와인 생산 지역인 보르도에서 만들어졌습니다. 다른 부드러운 와인들과 달리 생쥴리앙은 힘이 있고 강한 남성적인 레드와인입니다. "

 

" 좋아요 그럼 그걸로 한잔.. "

 

범이 주문을 하자 다나는 응답의 표현으로 고개를 약간 숙인뒤 눈을 낮게 깔아 와인잔을 응시했다. 그녀가 와인잔에 시선을 향하자 자연스레 드러난 긴 속눈썹은 그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아주 충분했다.

 

길고 하얀 손가락으로 조심스레 와인을 든 모습도, 그녀의 아름다운 적안 처럼 붉고 투명한 와인을 따르는 모습도, 범은 어느하나 빠지지않고 다나의 모습을 그의 눈에, 마음에, 머릿속에 새겨두기 위해 노력했다.

 

아아 완전 빠져버렸다.

 

계기는 충분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것. 그것 하나만으로도 맞선을 취소하는것은 식은 죽을 먹는것 만큼이나 쉬운일이었다. 물론 가족들 역시 의아해했지만서도, 좀처럼 거짓말을 하지않는 범이었기에 그들은 어떤 말도 덧붙이지않고 알겠다는 말 한마디를 남긴채 돌아갔다.

 

그날부터 였을까. 범은 시간이 날때마다 다나가있는 레스토랑을 찾아 자주 와인을 마시곤했다. 물론 다나 역시 많은 손님을 응대하다보니 처음에는 범의 얼굴을 외우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하도 자주 보이는 범의 얼굴에 자연스레 사적인 이야기도 주고받는 사이가되었다.

 

" 오늘도 오셨네요. 그러고보니 저는 당신의 이름을 듣지 못했습니다. "

 

" 내 이름은.. "

 

쨍그랑

 

" 아. 죄송합니다. 저희 직원이 실수를.. "

 

" 아니. 괜찮으니 얼른 가봐요. 이름은 다음에 말해줘도 늦지않으니까. "

 

" ... "

 

기분탓인지는 몰라도, 다나는 쉽사리 자리를 뜨지못하고 계속 서성거리고있는듯 해보였다. 평상시와는 다른 다나의 행동에 범은 의문을 가졌지만, 그 역시 가게 내의 소란으로 그녀가 곤란해하는 모습을 원하지 않았던 터라 다나에게 약간의 재촉을 하였다.

 

" 다나씨? "

 

" 아... 죄송합니다. 그럼 실례를 좀.. "

 

 

 

*

 

 

그렇게 그녀를 못본지도 일주일이 넘었다. 더 이상은 못참겠다 싶던 범은 그날도 역시 일을 일찍 끝나치고는 가게로 발걸음을 향했다.

 

" 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 "

 

어째서인지 항상 보이던 그녀의 모습이 오늘따라 전혀 보이지않았다. 이를 이상하게 생각한 범은 그녀를 대신하여 주문을 받으러온 웨이터에게 속삭이듯 작게 물음을 던졌다.

 

" 다나는요? "

 

" 아.. 그게.. "

 

차라리 그때 이야기를할걸 왜 바보같이 눈치채질 못했을까. 평상시에 비하면 그녀의 행동은 눈에띌 정도로 달랐다. 진작 물어볼 수 있었던 이름을 그날에서야 물은것도, 쉽사리 발걸음을 때지못하던 그 모습도.

 

모두 그날이 마지막이었음을 말해주고있었다. 그런 그녀의 암묵적인 암시를 발로 뻥 차버린것은 자신 아니던가.

 

아니. 물론 잘못을 저지른건 자신임에 틀림없었지만, 여기서 그녀를 놓칠순 없었다. 가히 충격을 받은건지 아무말이없는 범을 보며 웨이터는 새로온 소믈리에를 데려오겠다는 말을 남긴뒤 자리를 떠났다.

 

도대체 왜 그만둔걸까. 혹시 무슨일이라도 생긴걸까? 아니면 어디 아프기라고 한걸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이 수없이 반복되고 있을 즈음에 낯선 얼굴하나가 자신의 곁으로 다가왔다.

 

" 어떤 와인으로 하시겠습니까? "

 

" 섕줄리앙으로.. "

 

잔잔하게 흐르는 클래식도, 사람들이 이야기하며 웃는것도 , 자신의 앞에있는 소믈리에가 잔에 와인을 따르는 모습도 어느하나 변한게 없었다. 다만 한가지 다른점은 이 레스토랑 어디에도 아름다운 눈을 가진 그녀가 없다는 점이다. 달라진건 그거 하나뿐인데, 어째서 이렇게 텅빈느낌이 들까.

 

" 혹시 어디서 사는지 알 수 있을까요. "

 

그래 이 감정을 억누르기에도, 상실감을 느끼기에도, 또한 벌써부터 너를 그리워하기에도 아직은 너무 일렀다.

 

 

 

*

 

 

그렇게 한달동안 범은 일을 하는둥 마는둥 하면서 하루 24시간 다나를 찾는데 전념했다. 경찰청, 특히나 그 집단의 최상위에 있는 서장이 그런다는것은 말도안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가족을 포함하여 그의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처음보는 그의 모습에 모두 눈치를 보며 어떤 잔소리도 하지않았다. 아니 오히려 자신이 찾아보겠다고 나서는 사람들도 많았다.

 

찾을 수 있을까. 이렇게 영영 보지못하는건 아닐까. 그는 매일 자신을 옥죄어오는 불안감에 잠을들지못했다. 그러던 어느날

 

벌컥

 

" 서장님! 드디어 찾았습니다! "

 

좀처럼 들려오지않는 그녀의 소식에 마음을 다잡을겸 밀린 서류정리를 해볼까하던 그였지만, 부서질듯 문을 열고 들어온 그의 부하에 의해 무산되었다. 일처리를 위해 그는 들고있던 펜을 바닥으로 던지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입으며 말했다.

 

" 안내하게. "

 

범은 하도 찾기 힘들었던 그녀의 거주지였기에, 그녀가 산속 깊은곳에 살고있을거라 예상했지만, 그런 그의 예상과는 다르게 자신의 부하가 안내한곳은 시내의 한 고급 오피스텔이었다. 그녀가 살고있는곳은 맨 꼭대기층. 혹시나 잘못된 주소는 아닐까 하던 그는 괜시리 시계를 쳐다보았다. 오전 8시 20분 누군가의 집을 찾아가기에는 예의없다 생각할정도로 이른 아침이었지만, 예의고 뭐고 어렵사리 그녀를 찾아낸 범이었기에 망설이지 않고 차에서 내렸다.

 

후우

 

이상할정도로 긴장이 되었다.

 

" 후- 경찰청 입사할때도 이정돈 아니었는데.. "

 

하지만 설령 떨려죽는다 하더라도 이제와서 돌아가기는 너무 늦은듯했다. 또한 없던일로 한다면 앞으로 자신은 평생을 후회하며 살게 분명했다. 그렇게 자신을 다독이던 범은 이내 결심을 하고는 다나가 살고있는 맨꼭대기층으로 향했다.

 

마녀에 의해 성 꼭대기에 같혀버린 공주를 구하러가는 왕자처럼 그의 발걸음은 비장해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척 설레보였다. 얼굴을 보면 무슨말부터 해야하지? 인사? 아니면 안부를 물어야하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끝에 그는 결국 그녀의 집 문앞에 도착했다.

 

이 문 바로 뒤에 그녀가있겠지. 그는 초인종 앞에서 멈춰버린 자신을 보며 크게 쉼호흡을 했다. 그가 벨을 누르자 그의 심정을 대변하는듯한 초인종소리가 허공을 맴돌았다.

 

몇분이 지났을까. 아무런 인기척도 느껴지지않는탓에 발을 돌리던 범은 이내 열리는 문소리에 다시 돌아섰다.

 

" 누구세.. 손님..? "

 

" 아.. "

 

" 여긴 어쩐일로.. "

 

여전히 매혹될것같은 붉은 눈, 짙은 검은 머리 그리고 하얀 피부까지. 분명 눈앞에있는 그녀는 자신이 그토록 그리던 이가 확신했다. 무슨말을 건내야할지 고민하던 그였지만, 그의 모든 수고가 헛되었다고 생각될정도로 그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자꾸만 심장이 빨리 뛰는탓에, 그는 숨이 멎는듯했다.

 

' 이제는 나도 모르겠다. 될대로 되라지 '

 

무언가에 홀린듯 그는 다나에게로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는 손에 입을 맞춘뒤 무릎을 꿇고는 이야기했다.

 

" 처음본 그 순간부터 당신에게 반해버렸습니다. 당신의 아름다운 모습도, 와인을 따르는 그 손짓하나 까지도. 당신의 모든것은 저를 사로잡기에 충분했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저와 사귀어 주세요. "

 

이른아침 자신의 집을 찾아온 손님덕에 자다깬 다나는, 그의 한마디에 자신을 몽롱하게 만들던 잠기운이 확 달아나는듯한 기분을 느꼈다.

 

" 네.. 아니 네..? "

 

" 네 라고 말하신거면 허락하신거 맞죠? "

 

" 아니..그게.. "

 

" 아.. 아닌가요? "

 

그녀의 한마디 한마디에 감정이 천차만별로 변하는 그를 보며, 다나는 어딘가 귀엽다는 생각을 했다. 갑작스러운 고백이었음은 틀림없지만, 그녀 역시 비록 손님이라 할지라도 자주 자신을 찾아오는 그를 보며 호감 아닌 호감을 쌓아왔다. 오죽하면 손님에게 이름까지 물어봤겠는가. 단순한 호감이라 치부하던 그녀였지만, 어째서인지 자꾸만 그에게 눈길이 가고 또한 끌리는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설마 좋아하는건가..?

 

이윽고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다나는 이런 처음보는 자신의 모습에 당황해했다.

 

'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겠지. '

 

뭐가 되었든 간에 지금 자신의 앞에 서있는 이 남자를 해결하는게 최우선의 문제였다. 처음에는 말도 안되는 고백이라 생각했었지만, 그녀 역시 거절하고싶지 않았다. 그만둔 직장뿐만아니라 집까지 찾아온걸보면 정말 진심인거겠지.

 

이런저런 생각을 마친 다나는 범과 마주 잡고있던 손에 힘을 주더니 그를 보며 이야기했다.

 

" 좋아요. "

 

그녀의 입에서 긍정적인 답변이 나오자 범은 기쁜 나머지 다나를 껴안았다. 갑작스러운 스킨쉽에 당황한 다나는 벗어나기 위해 애를썼지만 얼마나 힘을 준건지 결국 얼마못가 그만두었다. 물론 그녀 역시 싫은건 아니었다. 하지만 아직 서로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아침부터 이러고 있는건 역시 부끄러운일이었다.

 

" 저기.. 일단 잠시만.. "

 

가까스로 그를 떼어낸 다나는 잠시 멈추라는 말을 하려했다. 하지만 휴전도 다나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던 범은 다나의 입술에 부드럽게 입을 맞추었다. 뭔 진도가 이렇게 빨라! 다나는 갑작스런 키스에 더욱 당황했다. 하지만 점점더 끌리는듯한 느낌에 결국 그의 등을 감싸안고는 자신도 눈을 감았다.

 

" 다나씨 보고싶었어요. "

 

" 나도요. "

 

 

 

+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여름날. 휴가를 받은 범과 다나는 각자 침대에 누워서 책을 읽고있었다. 그렇게 몇시간째 같은 자세로 있어서인지 몸이 뻐근했던 범은 기지개를 피고는 다나를 쳐다보았다.

 

" 그러고보니 와인 종류가 엄청많다던데. 진짜야? "

 

" 맛으로만 구분해도 엄청 많지. "

 

다나는 갑작스래 와인의 종류에 대해 물어보는 범을 보더니 이내 좋은생각이 떠올랐는지 읽고있던 책을 내려놓고 그에게 다가갔다.

 

" 다나? "

 

" 무슨맛이 있는지 알려줄까? "

 

다나는 범의 위로 올라타더니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는 웃으며 이야기했다.

 

" 모건 데이비드 콩코드 (Mogen David Concord). 달콤한 맛 "

 

범은 갑작스런 다나의 입맞춤에 당황한듯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 무..뭐야 놀랬잖.. "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나는 범의 얼굴을 잡고는 다시 한번 다가갔다. 앞선 키스에 비해 더욱 길고 진하게 입을 맞춘뒤 다나는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했다.

 

" 까베르네 소비뇽 (Cabernet Sauvignon) 부드럽고 진한 맛 "

 

" 그래? 난 처음에 추천받은 와인도 좋아하는데. "

 

같은 수법에 두번 당할쏘냐. 범은 능글맞게 웃더니 다나의 손목을 잡고는 자세를 뒤집어 그녀의 위에 올라탔다.

 

" 생줄리앙(Saint-Julien) 힘있고 강한 남성적인 레드와인. 설마 기억 안난다고 하진 않겠지? "

 

" 하- 정말이지. "

 

" 알면 눈감아."

 

다나의 대답이 끝나자 범은 부드럽지만 한편으로는 힘있게 입을 맞추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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