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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이런 영웅은 싫어

[일호다나] 2세 생기는 소설

 

 

[일호다나] 2세 생기는 소설

written by 슈가펌킨

 

 

 

 

일호와 다나가 무사히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여행을 다녀온지도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남들이 보기에 일주일이란 시간은 제법 길어보일지도 모르겠지만, 한 기관의 서장직을 맡고있는 다나에게 일주일은 자신의 부재동안 쌓여있던 서류들을 처리하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한 시간이었다.

 

그 상사에 그 부하라고, 자신을 닮아 힘조절 장애라도 있는건지, 사건을 맡았다 하면 온갖 청구서란 청구서는 다 떼어오는 자신의 부하직원들 때문에, 서장실은 서류로 가득하여 사람이 들어갈 공간조차 부족해보였다.

 

자신이 없었던 기간은 고작 일주일인데, 하루하루 밀려 쌓인 서류의 양이 대략 한달치에 가까운 정도였기 때문에, 다나는 한달 정도를 꼬박 밤을 새가며 일한 끝에야 마침내 일을 끝마칠 수 있었다.

 

그 동안 무리한탓일까 어째서인지 다나는 몸이 아파오는듯 했다. 물론 다나는 금강불괴의 몸을 가지고있었기에 특기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은 몸살에 걸릴리가 없었지만, 자신의 사랑스러운 서류더미들과 함께했던 지난 한달을 생각해보니, 지금 다나의 상태는 전혀 문제될것이 없어보였다.

 

하지만 한방울 두방울 물이 고이다 보면 언젠가는 넘치기 마련. 자신의 상태에 안일하던 다나는 결국 하루도 못가서 앓아눕고말았다. 혹시 현장에 출동중에 화가나는일이라도 있었나?

 

그게 아니라면 별다르게 아플 이유가 없었기에, 다나의 곁을 지키던 일호는 의문을 품었다. 하지만 그건 나중에 본인에게 직접들어도 전혀 늦지않았다. 때문에 일호는 잡생각을 그만두고는 다나를 간호하는일에만 열중하기로했다.

 

엉겁결의 시간을 살아오면서 일호가 꾸준하게 배워온것은 의학 뿐만 아니라 많은 요리 방법이었다. 때문에 과거의 망나니 시절을 벗어나 현재 그가 안착해있는곳은 다름아닌 엄마 포지션이었다.

 

프로 주부! 파워 블로거! 의 명성에 걸맞게 그는 맛있는 죽을 끓여서 다나에게 가져다주었다. 상태가 어지간히 심각했던지 혼자서는 일어나 앉지도 못하는 다나를 보며 결국 일호는 직접 먹여주기로했다.

 

" 자 아- 해봐요. "

 

" … 조금만 있다가 먹을게. 지금 속이 안좋아서.. "

 

(충격)

 

일호는 다나와 교제한 이래로 다나의 입에서 처음나온 그 말에 굉장한 충격을 받았다. 그도 그럴것이 이제까지는 아무리 아프다 한들 밥먹는일 만큼은 절대 마다하지 않던 그녀였다.

 

오히려 자신에게 밥을 만들라며 독촉과 협박을 해온 그녀었기에, 그런 다나가 밥먹기를 거부한다는것은 필시 죽을 병임에 틀림없었다. 이 충격적인 사태에 스스로 결론을 내린 일호는 심각한 얼굴을 하며 다나에게 병원을 가자고 권유했다.

 

" 다나 많이 아파요? 아무래도 병원을 가는게 좋을거같아요. "

 

" 뭐? 괜찮아. 갑자기 병원은 무슨.. "

 

" 아니요! 가야해요! "

 

자신의 손을잡으며 꼭 병원을 가야한다고 소리를 치는 일호를 보며 다나는 어이가없었다. 안가겠다고 버텼다가는 하루종일 저러고 있을게 안봐도 뻔했기때문에, 다나는 결국 일호와 함께 병원을 가기로했다. 그렇게 일호와 다나가 병원으로 향하고있었는데, 다나는 자꾸만 오르내리락 하는 열때문에 추위를 느꼈다. 누가 팔불출 아니라고 이런 다나의 상태를 금새 눈치챈 일호는 자신이 입고있던 겉옷을 벗어 다나에게 입혀주었다.

 

그 어느때보다도 빠르게 병원에 도착한 일호는 조심스레 다나를 부축해서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다나와 일호는 진료접수를 하고 진찰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잠깐의 외출조차 피곤했는지 결국 다나는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이기지 못하고 일호에게 기대어 잠이들었다. 그렇게 얼마가 지났을까.

 

꽤나 환자들이 많았던 탓에, 대기시간은 예상보다 길어졌다. 아무리 사람이 많더라도 결국은 모두들 진료를 기다리는 사람들뿐이었다. 계속되는 지루한 풍경에 노곤해진 일호역시 잠이들려던 그때 이제야 자신의 순번이 돌아왔음을 알리는 간호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 다나씨와 보호자분 안으로 들어오세요. "

 

일호는 자신에게 기대어 자고있는 다나가 놀라지않도록 작은 목소리로 그녀를 깨웠다.

 

" 다나. 다나? 이제 들어가야해요. 괜찮아요? 빨리 끝내고 집에가서 얼른 쉬어요. "

 

지나치게 친절한 일호의 말에, 더 자는것 조차도 미안해진 다나는 꾸물거리지 않고 빠르게 눈을 떴다. 그런 다나가 기특했는지 일호는 부드럽게 눈꼬리를 휘며 웃고는 다나의 볼에 작게 입을 맞췄다. 누가 부부 아니랄까봐 짧게 애정행각을 나눈 둘은 손을 잡고 진료실로 들어갔다. 그

 

런데 어째서인지 진료를 마친 의사의 표정이 알다가도 모를듯했다. 저게 웃는거야 마는거야? 안그래도 진료를 핑계로 다나와 접촉을 하고있는 의사가 마음에 안들었던 일호는 다나를 바라보는 의사의 표정에 진지하게 엎어버릴까 고민을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잠깐의 정적끝에 의사의 입에서 나온말은 애매모호한 말이었다. 아무래도 여기가 아니라 산부인과로 가보는게 좋겠습니다. 라니 전혀 예상치도 못한말에 다나와 일호는 잔뜩 뻥져있었다.

 

" 에이 설마.. "

 

먼저 집을 나간 멘탈을 검거한 다나는 아직도 뻥져있는 일호를 데리고는 옆 병동으로 갔다. 설마가 사람을 잡는다고. 결국 다나는 임신 4주판정을 받게 되었다. 물론 다나 역시 매우 놀랐지만, 역시 그녀보다도 훨씬 놀란것은 다름아닌 일호였다. 일호는 끊임없이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눈 앞에있는 의사에게 되풀이하여 물어보았다.

 

" 정말인가요? "

 

" 네 확실합니다. "

 

" 정말요? "

 

" 네 ㅎ "

 

" 진짜진짜? "

 

이제껏 이런반응을 수도 없이 봐왔던 의사는 의료서비스인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화 한번 내지 않고는 웃으며 축하한다는 말을 빼놓지 않고 일호의 모든 질문에 대답해주었다. 비록 시간은 꽤나 걸렸지만, 여차저차 정신줄을 붙잡은 일호는 그제서야 현실인지가 된건지, 다나를 껴안고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고맙다는 말을 반복했다.

 

평상시라면 같이 기뻐하며 받아줬을 법도했지만, 저조한 컨디션탓에 장단맞춰줄 힘조차 없던 다나는 그런 일호가 귀찮았는지 알겠으니 이제 저리좀 비켜봐라 라고 말하며 일호를 떼어내려했다. 하지만 어찌나 힘이 쎈지 결국 떼어내기를 포기한 다나는 결국 일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같이 웃었다.

 

이제까지와는 비교가 안될정도로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해진 일호는 다나를 데리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서 조차도 극성이었다. 무슨 미션을 하는것도 아니고 자신을 마치 의뢰받은 물건마냥 소중하게 대하는 일호의 모습에 기가찬 다나는 정도껏하라며 화를 냈지만, 팔불출 만렙을 찍은지 이미 오래였던 일호에게는 전혀 들리지않았다.

 

일호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집에 무사도착을 하자, 일호는 다나에게 먹고싶은 음식이없냐고 물어봤다. 집에 오는 내내 자신을 귀찮게 한것이 너무나도 괘씸했던 다나는 지금당장 호텔 조리사를 데려와도 만들기 힘든 음식을 주문했다.

 

당연히 미안하다며 거절을 할줄알았던 다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일호는 0.1초의 망설임도 없이 잠시만 기다리라는 말을 남기고 요리를 준비하려했다. 이에 반대로 더 당황을 한 다나는 장난이라고 해명을 하며 되려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

 

 

일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다나는 스푼에 출근을 했다. 자신의 임신사실을 숨길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다나는 스푼의 사원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절친인 듄과 유다에게도 이야기했다. 안그래도 다나가 결혼하는것 조차 싫어했던 다나의 남자들이었기에, 다나의 임신소식은 마른하늘에서 떨어지는 날벼락은 애교로 보일만큼 더욱 충격적이었다. 때마침 다나를 혼자 보내기에는 걱정이 되었던 일호가 뒤늦게 스푼에 도착했다.

 

나이스 타이밍

 

일호를 없애버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 나가와 귀능이는 당장이라도 나가려는 자신들의 주먹과 치솟는 화를 참으며 일호에게 말을 걸었다.

 

" 지금 우리 서장님께 무슨짓을 한건가요? "

 

" 일호형 그렇게 안봤는데, 이거 안되겠네요. "

 

이제 막 불꽃튀는 싸움이 시작되려던 찰나에 도청장치라도 달아놓은건지 어디선가 빠밤! 하고 백모래와 메두사가 등장했다. 말이 빠밤이지 그 둘의 표정은 이제껏 보여왔던 표정들 중에서 가장 험악했다. 범죄자라는 명성에 걸맞게 자신들의 다나를 빼앗아간 일호를 보며 살인충동을 느끼던 백모래와 메두사는 감추고있던 손을 앞으로 뻗어 들고있던 총을 일호에게 겨누었다.

 

" 나의 다나를 이렇게 만들다니… 아무리 선배의 형이라지만 너무하시네요. "

 

" 잠깐. 나의 다나요? 무슨소리에요 보스; 다나는 제꺼라고 말했잖아요! "

 

" 뭐? 메두사는 욕심쟁이야! 다나정도는 나에게 양보해! "

 

철컥

 

" 다시 말해봐요. "

 

누가 바보집단 아니랄까봐, 백모래의 한마디에 내부분열이 온 나이프는 저들끼리 싸우기 시작했다. 물론 누가봐도 메두사가 이길게 뻔해보였지만.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일호를 향하던 총을 거두어 자신의 보스를 향해 겨누었다.

 

이제 좀 잠잠해지나 싶었을 그때, 문에 원수라도 진건지 문을 부술 기세로 유다가 등장하였다. 또한 유다의 뒤를 따라 듄 역시 입에 담배를 물고는 헉헉 거리며 뛰어왔다.

 

분명 하나는 회사에 있을 시간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오늘 비번이었기때문에 출근할 필요가 없었다. 비엔나 소세지마냥 줄줄이 등장하는 멍청이들에 다나는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분명 태교에 안좋을꺼야.

 

마치 약속이라도 한건지 유다는 일호에게, 듄은 다나에게로 향했다. 폭력? 스푼에는 그런 불순한 행위가 없는 기관이었기 때문에, 때릴기세로 일호에게 다가간 유다는 가볍게 멱살을 잡는것으로 끝을 냈다.

 

한편 다나에게로 간 듄은 다나를 앉혀놓고는 온갖 설교를 하기시작했다. 가뜩이나 어수선한 분위기에 기분이 좋지않았던 다나는 듄을 반으로 접어버렸다.

 

어느새 다나의 주위로 모인 남자들 + 메두사 는 출근 횟수를 줄이는게 좋겠다는 듄의 말에 공감한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새 온건지 다나의 곁으로와 앉아있던 혜나는 앞으로 다나를 위해서라도 스트레스 주는 일을 최소한으로 해야한다고 이야기 했다. 그래도 양심은 있던건지 방금까지도 큰소란을 피우던 자신들의 행동에 무안해진 남자들은 저마다 먹을걸 사오겠다면서 하나둘 자리를 떴고, 일호는 다른이들로부터 다나를 보호하고자 다나와 함께 집으로 향했다.

 

 

*

 

 

" 미안해요. 괜히 힘들게했네.. "

 

" 아니다 얼마정도는 예상했었으니까. "

 

" 그래도.. "

 

" 미안하면 일년동안 알아서 모셔. "

 

" 그건 당연한거죠. "

 

다나의 투정아닌 투정에 기분이 좋아진 일호는 웃으며 다나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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