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은 언제나 아름다우며, 평화를 유지하는 것 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런 평화가 이루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희생하고 있는지는 당사자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그렇게 오늘도 히어로는 세상을 구한다.
[나가다나] 기다림
written by 슈가펌킨
' 대악당 ' 소위 말하는 테러리스트 집단인 나이프가 벌여놓은 일들을 거의 진압했을 즘에 스푼사원들에게도 휴식시간이 내려졌다. 건물 옥상에 올라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던 나가는 자신의 머리칼을 간지럽히며 스쳐가는 바람에 작게 미소지었다. 자신의 심정과는 달리 푸르디 푸른 하늘을보며 나가는 어딘가 야속함을 느꼈다.
또각 또각
뒤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구둣발소리에 나가는 고개를 돌려 그 소리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 뭐해 "
" 서장님! "
검고 빛나는 머리칼과 붉게 반짝이는 적안 그리고 어딘가 위협적인 느낌은 아주 매혹적이었다. 나가는 자신도 모르게 주인을 반기는 강아지마냥 신이나 다나에게 달려갔다.
인정받고싶다. 자신이 그녀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언제나 그녀의 편에 있음을 알려주고싶다.
나가는 이런 자신의 감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미 알고있었다. 그야 부정할 이유가 없는걸,
문득 자신의 가슴을 적셔오는 이 낯간지러운 감정에 나가는 천천히 기억을 더듬어보았다. 어쩌다가 이렇게 그녀에게 빠져버린걸까
아, 맞다. 기억났다.
*
강함. 이 단어는 온전히 그녀 자신이며 그녀를 설명해주기에 가장 적절한 단어임에 틀림없었다. 금강불괴의 특기를 타고나, 그 힘을 정의를 위해 쓰는 사람. 그녀야 말로 진정한 히어로임에 틀림없다고 나가는 굳게 믿고 있다. 물론 처음 그녀를 만났을때는 그녀의 독특한 취향( 이라쓰고 꽃무늬 셔츠라 쓴다 ) 으로 인해 잠시 실제로는 악의 무리가 아닐까…? 하는 오해를 잠깐 아주 잠깐 했었지만, 그것이 자신의 오해였음을 깨닫는데 까지는 별로 오래걸리지 않았다.
" 뭘 그리 빤히 쳐다보냐.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 "
나가는 그녀의 눈을 응시했다. 붉은 눈. 자신을 바라보는 두 눈은 언제나 올곧음으로 가득차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을 향한 걱정과 다정함을 나가는 확인할 수 있었다.
강함과 부드러움을 모두 가진 그녀를 보며 어느 누가 빠지지 않겠는가.
*
나가는 문득 화재가 났던 날을 떠올렸다.
' 그 느낌을 잊지마라. '
이제 막 히어로에 입문했을즘에 그녀가 자신에게 건낸 한마디였다. 그리고 그 찰나의 순간에 그녀의 얼굴을 스쳐간 어두움을 나가는 보았다. 자신과 비슷한 나이에 시작해 서장자리에까지 오른 그녀가 어떤 삶을 살았을지는 짐작조차 가지않았다. 아마 많은 아픔을 겪었겠지, 또 많은 슬픔도 있었을꺼야. 행여나 그녀의 두 어깨를 짓누르는 힘듦이 있지 않았을까.
강하지만 약한사람. 물론 이제까지는 단 한번도 약한모습을 내비친적이 없지만, 어째서인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 역시 남들에게 칭송받을만한 특기를 타고났기에, 그와 같은 영역에 있는 그녀를 이해할 수 있을것만 같았다.
*
" 서장님은.. 눈이 참 예쁘시네요. "
" … 지금 작업거냐? "
" 아..아아ㅏ..ㅇㅏ니 그게 아니라 "
예상치 못한 자신의 헛소리(?)에 나가는 당황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녀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길 바랬다. 그녀에게 있어서 자신은 챙겨야할 사원에 이래저래 손이 많이 가는 꼬맹이에 불과할 것이다. 물론 그런 그녀에게 챙김받는다는 것이 나쁘지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다고해야하나… 하지만 한번쯤은 그녀에게 남자로서 인정받고싶었다.
" 서장님.. "
" 응 "
" 있잖아요… "
" 뭔데 질질끌지말고 빨리말해 "
" 작업걸면… 넘어와주실거에요? "
" … 이게 뭔 개소리야 "
장난인가? 하지만 장난이라기에 나가의 상태가 어딘가 영 이상했다. 붉어진 얼굴하며 바닥으로 고정되있는 시선하며… 그렇다고 진심인가? 하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도 뜬금없었다. 이렇게 갑작스러운 고백이라니.. 물론 그가 자신을 다르게 바라보고 있었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있었다. 히어로 경력이 몇년인데 그것 하나 캐치 못하겠는가. 하지만 이렇게 고백을 할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못했었다.
" 뭐. 너 하는거 보고 "
당장애라도 울것같은 표정을 지은 나가를 보며 다나는 차마 아니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그저 형식상의 대답이냐? 또 그건 아니란다. 뭐 그녀가 어떤 감정을 갖고있는지는 그녀 본인만이 알고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언제나 나가를 어리게만 봐온것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여지를 남긴 대답은 지금상황을 무마하기에 충분했다.
한편 예상치 못한 답변을 들은 나가는 순간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렇다면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바로 기다리는 것이다. 언제까지? 그녀가 자신을 돌아봐줄때까지
" 네! 서장님 저 노력할게요! 저 끝까지 기다릴게요! "
" 뭐 그러던지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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